걸작에 관하여

걸작에 관하여

  • 자 :샤를 단치
  • 출판사 :미디어윌
  • 출판년 :2015-01-27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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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작, 불멸의 걸작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를 주름잡던 걸작들의 수수께끼를 밝힌다!




걸작이란 무엇인가? 어떠한 작품이 걸작이 되는가? 작가는 어떻게 걸작을 쓰게 되며 우리는 왜 걸작에 환호하는가? 걸작은 과연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문학사에는 밤하늘의 별처럼 한 시대를 빛내던 걸작들이 숱하게 많이 존재해왔다. 하지만 그 걸작들을 죽 늘어놓고 보면 주제와 형식, 장르 등에서 걸작들의 수만큼이나 제각각으로 다양한 개성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걸작이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 것인가?

《걸작에 관하여》는 걸작에 관해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의문을 거침없이 하나씩 풀어나가는 책이다. 이름난 애서가이자 독서광인 프랑스 작가 샤를 단치는 이 책에서 호메로스를 비롯하여 디킨스, 보들레르, 도스토옙스키, 보르헤스, 파솔리니, 말라르메, 프루스트 등의 작가들이 쓴 200여 편의 문학 작품들을 독자에게 보여주면서 걸작에 대한 숱한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간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기존에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걸작이라는 개념에 흔히 뒤따르는 여러 가지 편견과 오해를 통렬히 비판한다. 예를 들면 ‘걸작은 영원하다’든지, 아니면 반대로 ‘걸작의 시대는 끝났다’든지 하는 관념들이 독자가 걸작을 향유하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어떻게 왜곡하고 방해하는지를 지적한다.

또한 걸작에 대해 살펴보는 지은이의 시선은 단지 누구나 인정하는 걸작, 대가들의 대표작 등을 훑어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리 알려지지 않거나 폄하되는 작품에서 걸작다움을 찾아내기도 하고 걸작의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 작품에 대해서는 “미개인을 위한 걸작”이라거나 “혐오스러운 걸작”이라며 신랄하게 풍자하기도 한다. 때로는 작품을 평가하는 비평가·학자·독자·작가의 서로 다른 처지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너스레를 떨거나 독자들의 일반적인 독서 행태를 문제 삼기도 하면서 사회의 변화와 문학의 관계, 문학교육 등 다양한 주제로 막힘없이 이어진다.

이런 다양한 주제가 담긴, 73개의 비교적 짧은 장들로 구성된 이 책은 때로는 한 장이 단 세 줄로 끝날 만큼 빠른 호흡과 날렵한 전환을 보여주는데, 이는 다양한 각도에서 걸작들의 여러 가지 면을 살펴보되 거기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지은이는 이 책에서 방대한 지식과 예리한 논리로 독자들을 설득하는 비평가의 시선과 함께,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때로는 환호를, 때로는 안타까움을, 때로는 비웃음을 던지는 열정적인 독자의 시선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러한 두 가지 각도의 시선은 문학비평과 개인적 독후감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특한 서술 방식에 녹아 있는데, 이를 통해 독자들도 걸작의 실체에 좀 더 쉽게,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의 독자들은 지은이가 던지는 수수께끼들을 함께 풀어가면서 감탄과 공감을 거듭하다 보면, “걸작이란 무엇인가?”라는 개념적인 지식을 넘어 무엇보다도 걸작이 주는 즐거움을 좀 더 제대로 만끽하는 방법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읽지 않고 숭배하면 신성한 책은 굳어버린다.”





불후의 명작이나 불멸의 걸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박제화된 걸작은 다수의 취향을 강요하는 폭력일 뿐이다!




샤를 단치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걸작(chef-d’œuvre)이라는 말은 볼테르가 1752년에 처음으로 썼는데 정작 그 이후로 걸작에 대한 책이 나온 적은 없었다. 이는 걸작이라는 개념 자체가 부정확하고 깨지기 쉬웠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꼽은 걸작들을 보면 어떤 것은 정치적 에세이이고 다른 것은 여행기다. 어떤 것은 명확하고 어떤 것은 모호하다. 어떤 것은 소설이고 어떤 것은 시다. 전혀 다른 언어, 전혀 다른 작가, 전혀 다른 문체, 전혀 다른 시대, 전혀 다른 장르, 이런 것들을 ‘걸작’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주는 기준은 무엇일까? 지은이는 걸작의 기준이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법칙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으며 오히려 공통점이 없이 제각각 완전히 다르다는 개별성, 개성, 평범함과의 단절이야말로 걸작의 특징이라고 내세운다.

이러한 특별함 때문에 다수가 인정하는 좀 더 다루기 쉬운 개념인 ‘고전’이 등장한다. 지은이가 보기에는 전형성이나 전범의 의미를 담은 고전은 ‘보편성’이라는 폭력적인 단어 앞에 무릎 꿇고 자신들의 취향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다수가 만들어낸 개념이다. 걸작은 보편적인 것이 되면 신성한 것으로 굳어져 종교가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문학을 통해 문학이 아닌 사상을 가르치고 도덕, 사회, 통계를 가르친다. 개인의 취향이나 심미안적 능력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는 문장의 아름다움보다는 시험에 나오는, 즉 정답을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의 주제, 시대적 배경, 예술사조의 흐름을 가르치는 것이다.

걸작을 고전화하다보니 나타나는 오해 중 하나가 바로 걸작의 영원성이다. 불후의 명곡이라거나 불멸의 걸작과 같은 수사가 바로 이러한 편견 때문에 나왔다. 물론 지은이도 걸작이 비록 “영원성의 외관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걸작 역시 마찬가지다. 걸작에 영원이라는 권위를 덧칠하려는 시도는 곧 걸작을 박제화하려는 것이다. “걸작은 불멸의 존재인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조각이다. 현재이므로 영원히 죽지 않는다.” 샤를 단치는 독자가 걸작을 오직 현재로서 즐기고 향유할 때만이 걸작의 생명력은 영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박제화되어 작가와 개성을 잃어버린 빈껍데기 걸작에 직접 손을 대고 만지고 느껴보는 신성모독이야말로 독자와 책을 해방해준다고 주장한다. 그럴 때에만 걸작이 어떤 신성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적인, 우리에게 열정과 즐거움을 주는 존재로 살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문학은 죽음에 대한 저항이다!

죽음에 저항하는 독자와 작가의 연대!




샤를 단치는 책의 말미에서 가서야 걸작이라는 개념을 정의한다. “걸작은 문학에서 고유의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책이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고유의 기준’이나 ‘예외적’이라는 단어는 결국 기준이 정의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걸작은 전형이나 규범적 기준이 아닌 그 가치를 아는 독자들의 평가에 의해 생명력을 이어가게 된다.

그래서 샤를 단치는 《걸작에 관하여》를 놓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걸작은 민주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말은 소수의 선택받은 엘리트만이 걸작을 향유할 수 있다는 엘리트주의적인 발언이 아니다. “고급 창작물인 걸작은 매우 서민적이다. 그런데 서민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라는 말에서 묻어나듯이 걸작을 제대로 향유할 만큼의 관심과 능력을 그리 많은 이가 공유하고 있지 못한 점을 지적하는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다행히도 “걸작에서 수공업보다는 창작력을, 반복적인 행위보다는 독창성을, 비인격성보다는 감수성을 더 많이 발견”하는 좋은 독자, 위대한 독자는 언제나 존재하기에 걸작들도 계속 태어나고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걸작은 우연히, 실수로, 어쩌다가 탄생하기도 한다. 그렇게 태어난 걸작 속에도 작가가 살아 있다. 위대한 작가는 그 자신이 예술이 되어 독자들에게 나타난다. 예술이 된 삶, 그런 삶을 꿈꿀 수 있는 상상력과 열정이 있는 독자라면 걸작을 읽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삶,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고 인생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더 나아가 “반박할 수 없는 유일한 걸작의 기준은 우리를 걸작으로 변신시키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걸작은 형식이 없는 인생에 형식을 부여하고 어느 순간 우리를 예언자로 만들어 우리를 자신의 위치에로 끌어올려준다. 우리 자신이 “현재의 조각으로서 살기 때문에 영원히 죽지 않는” 걸작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샤를 단치가 보기에는, 걸작은 물론이고 모든 진지한 문학은 죽음에 대한 강한 저항이다. 문학을 모르거나 읽지 않는 사람은 죽음에 저항할 수가 없다. 따라서 독자로서 책을 읽고 걸작과 상호작용하며 걸작의 작가들과 연대하여 죽음에 저항하고 불멸을 지향하라는 것이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어 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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